(세종=세종충청뉴스) 이종철 기자 = 행정청이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를 하면서 과태료를 납부하면 이의제기를 못한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면 행정청은 해당 과태료 처분을 직권 취소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
14일 국민권익위는 사전통지 시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필수 안내사항인 의견제출 기한 내 감경된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은 과태료 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이를 직권 취소하도록 ○○시 등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7곳에 시정을 권고했다.
공인중개사인 ㄱ씨는 ○○시로부터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250만 원의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를 받았다. 사전통지서에는 의견제출 기한 내 과태료를 자진납부하면 최대 20% 감경받을 수 있다고 안내되어 있어 ㄱ씨는 과태료 금액을 감경받고자 의견제출 기한 내 감경된 과태료 200만 원을 자진납부했다.
이후 ㄱ씨는 과태료 처분에 이의제기를 하면 과태료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과태료 재판을 받고자 이의제기를 하려고 했으나, 의견제출 기한 내 감경된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에는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듣고 이의제기를 할 수 없었다.
이에 ㄱ씨는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를 하면서 의견제출 기한 내 과태료를 납부하면 감경받을 수 있다는 사실만 안내하고, 감경된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국민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과태료 처분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면 과태료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고 법원의 과태료 재판을 통해 과태료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 그런데 의견제출 기한 내 감경된 과태료를 납부하면 과태료 부과 및 징수 절차가 종료되어 이의제기를 할 수 없고 그에 따라 과태료 재판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사유로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 의견제출 기한 내 감경된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내하도록 하는 제도를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였고, 2021년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령 개정 시 이 내용을 필수적으로 안내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그러나 ○○시 등 일부 지자체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령 개정 내용을 인지하지 못해 과태료 처분 사전통지 시에 과태료를 납부한 경우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안내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시 등 민원이 제기된 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해당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해 직권 취소하도록 시정권고 했다.